그날 밤, 영란이 남편의 방으로 내려와서 부부는 실로 몇년 만에 사랑을 불태웠다. 운진도 마음의 그물을 걷고 아내를 탐했다. 영란은 오랫만에 하니까 처음 할 때처럼 질이 아프다고 하면서 남편의 가슴을 꼬집었다. 운진은 그냥 억억하고 웃기만 했다. 그는 오션 씨티에서 숙희를 안 만난 게 천만 다행이었다. 만일 만난다면 어떻게 하리라는 계획도 없었다. 조카의 말만 듣고 즉흥적으로 달려간 바다행이었다. 만일 거기서 숙희랑 만나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면 아내는 정말로 큰 일을 저지를 사람이다. 아무도 그녀를 못말린다. 친정부모도. 동생들도. 남편만 빼고. 영란은 남편의 팔을 베고 잠이 들었다. 운진은 새삼스럽게 아내의 자는 얼굴을 들여다 봤다. 아내의 자는 얼굴이 참 평온해 보였다. ‘그래. 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