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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겁 내는 숙희를 추렄에 태우고 그녀의 차를 가질러 갔다.이 차는 펜실배니아에서부터 숙희씨 차였다면서요 하고.그리고 운진은 무례하게도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서 숙희의 옷가지와 물건을 꺼내왔다. 그리고 그는 그 집 전화로 한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예. 저 오운진입니다. 허락은 먼 훗날 받으러 오겠습니다. 숙희씨를 제가 데려갑니다. 여태까지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숙희는 최초로 남을 때려봤다.그녀는 운진의 잔등을 세게 때렸다. "나를 얼렁뚱땅! 어떻게 하려고!"   "아야! 왜 때려요오!"   "이런 식으로는 안 해요!" 숙희는 그를 흘겨봤다.   "절 믿으신다면서요."   "하지만 이거는 억지잖아요. 내 현재 처한 약점을 잡고 휘두르는 거잖아요."   숙희는 또 눈물이 나오려고 해서 그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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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운진이 부축하는 대로 따라 들어와서는 소파에 통나무처럼 쓰러졌다. 그리고 그녀는 일초도 안 되어 잠이 다시 들어버렸다.운진은 숙희에게 안 쓰던 담요를 덮어주었다.   다음날.운진은 아침 일찍 회사에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나간다고 전화하고 제 추렄을 몰고 나가서 도넛과 커피를 두 사람 몫으로 사왔다. 그는 어쩌면 배달일을 조만간 그만 둬야 하나 보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동안 정말 초인간적으로 버텼어요." 숙희가 커피와 도넛을 하며 하는 말이다.   "왜요?"   "남의 집에서 자는데. 자는 새, 누가 저를 건드리면 어떡해요."   숙희가 고개를 저었다. "어저께 운진씨 안 오셨더라면 전... 아휴."운진이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쌩판 남의 집이 더 낫습니까? 제가 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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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월요일에 배달 추렄을 몰고 숙희의 직장으로 찾아갔다.그리고 그는 경비가 그저 기다리란다고 전해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래도 어쨌거나 출근은 하는구나.운진은 배달이 늦어지면 기다리는 상점에서 회사로 전화 연락이 갈 텐데 하고 조바심이 났다. 에라이! 나중에 오던가 아니면 연락오길 기다리던가. 난 일단 마저 마쳐야겠다.운진은 그 회사의 라비를 나섰다.디 씨 경찰이 그가 세워놓은 추렄을 이리저리 보다가 턱을 치켜 들었다. 운진은 그 흑인 경찰에게 거수경례를 붙이고 추렄에 올라탔다.그의 배달 추렄이 건물 앞을 떠난 직후, 숙희가 달려 나왔다. 그녀는 운진의 짙은 색 추렄을 찾다가 멀리 사라지는 어떤 배달 추렄을 봤다.   그녀는 그 자리에 한참 서 있다가 돌아섰다.   운진은 그 날의 배달을 다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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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숙희의 차를 따라 가서 그녀가 집 안으로 틀림없이 들어가는 것을 끝까지 다 확인하고 추렄을 돌렸다. 밤 열시가 넘어서였다.그는 그 길로 병선이를 찾아갔다.   "당연히 삼춘이 화원을 비워야지, 성!" 병선 또한 당연히 화를 냈다.영인이모가 날 밝으면 당장 뒤집어 엎는다고 두 팔을 걷어 부쳤다.   이튿날. 운진은 몇군데 스페셜로 야채와 그로서리 배달일을 마치고 화원으로 갔다.화원에는 병선의 모, 즉 운진의 제일 큰이모가 미리 와 있었다.그 이모가 평소 올케를 미워하던 차, 그리고 오빠가 큰 아들이라 해서 그나마 부모님 유산을 받아 먹었는데, 이번에 나갔다가 마저 뭘 팔고 돈으로 바꿔 논 것을 다들 눈치채고 있던 차, 조카에게 돈 받고 팔아 먹은 화원을 은근슬쩍 도로 차고 앉은 것은...친척의 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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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저더러 한국 나가 누구랑 선 보고 결혼하래요."   숙희가 결국 말을 시작했다. "공희 엄마의 먼 친척 중에..."   "나가지 마세요!" 운진이 사뭇 퉁명스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또? 그런 게 무슨 유행이야? 영진씨에 이어...   "네?" 숙희는 조금 놀랬다.   "조금만 기다리시라구요."   "기다리라면... 오운진씨를요?"   "녜!"   "오운진씨를... 기다리면요?"   "제가 아직... 현재 확실한 일거리 없이 자리를 못 잡았는데요. 곧 뭔가 확정되고 시작하게 되면, 한숙희씨한테 프로포즈 할 예정이었어요."   "나한테 프로포즈를요?"   "녜!"   "그런 건 나한테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아, 프로포즈 해서 거절당하면 그 때 가서 딴 데 알아보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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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진은 일초도 생각하지 않았다.틀림없이 우리 사이를 놓고 무슨 일이 있었구나!그는 숙희더러 일단 내리라고 비켜 섰다. "어디 가서 얘기 합시다."숙희가 차 문을 도로 닫을 듯이 손으로 잡았다. "오운진씨 대답부터 해요."   "조 앞의 세븐-일레븐으로 갑시다." 운진은 제 추렄으로 뛰어갔다.운진은 그 편의점 주차장으로 가면 숙희가 따라 들어올 줄 알았다.그런데 숙희의 차가 그 편의점을 지나서 계속 가는 것이다.운진은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들 때문에 바로 돌지 못하고 기다려야 했다.그 새 숙희의 하늘색 차는 거리의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운진은 가까스로 유-턴을 만들어서 숙희의 차가 간 방향으로 달렸다. 주위를 아무리 살피며 가도 그녀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그는 추렄의 속력을 줄였다 늘였다 하며 반대 방향의 ..

19-1x181 첫시련

첫시련   이제 숙희의 책상에 남자의 사진이 생겼다.운진이 간편한 등산복 차림으로 언뜻 돌아보는 자세가 찍힌. 그러나 그의 어설프게 웃으려는 표정이 그의 편안한 특징과 어울려서 오히려 좋다.숙희는 운진과 같이 시간을 보내면 한가지 늘 얻는 것이 있어 좋다.그는 남을 편안하게 해 주는 마음 씀씀이가 있다.   숙희가 가슴이 뭉클할 때나 기분이 좋을 때 그를 툭툭 치는 버릇이 생기는데, 그는 거의 개의치 않고 히히 웃는다.   이 날 둘이는 각자의 일을 마치고 만나서 버지니아 주의 어느 국밥을 맛있게 한다는 음식점으로 가기로 되어있다. 10월하고도 중순경으로 접어드는 어느 금요일이다.운진은 집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인데 아직 오지않는 숙희를 그녀네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는 그녀의 개도 벌써 밥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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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대 베이스의 오운진이가 애인을 교회에 데려와서는 찬양에도 예배에도 빠지면서 연습실에서 노닥거렸다는 소문이 결국 교회 내에 쫙 퍼졌다. 둘이 아주 혼쭐나서 도망쳤다고.그 소문에 가장 못 견디는 이가 최영란이다.게다가 오운진이가 아예 교회에 발을 끊었다고 말이 도니 최영란이는 발을 동동 굴렀다.그녀는 당연히 쏘프라노 파트를 맡지 않겠다고, 그녀도 교회에 발을 끊겠다고 했다.몇몇 사람들은 오운진이가 주동해서 사촌동생도 안 나오게 하고 피아노 반주자도 빼돌렸다 했다. 그리고 그들이 모두 다른 장로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가을로 접어들며 사람들의 땀띠를 가시게 해주는 소슬바람이 불기 시작하고. 오운진이와 전병선이가 완전히 안 나온다는 것에 황성렬이 얼굴을 나타냈다.지휘자가 성렬과 영란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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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사람들이 올라오면서 웅성거렸다.엇!어머!둘은 뭘 하다가 들킨 자들처럼 화들짝 놀라며 떨어졌다.숙희가 가운을 운진에게 건네고. 운진이 그 가운을 옷 거는 데에다 걸다가 가운실 문이 열리며 성가대원들이 들아닥쳤다.   "여깄네!" 대원들이 동시에 소리쳤다.   더위가 극과 극으로 기승을 부리던 그 늦여름이 싹 물러가고.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떠난 바람에 듬성듬성 비었다가 다시 채워진다.운진과 숙희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안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니 병선도 덩달아 안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진희만 나왔다가 말 걸 상대를 못 찾고 중도에 가버렸다.   날씨 좋은 일요일이면 운진과 숙희는 개들을 데리고 공원에 간다.개 두마리를 추렄 뒤에 싣고, 사람은 앞에 타고.그의 추렄에는 에어콘이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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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희는 운진의 안내에 의해 이층 성가대실로 갔다. 늦었기도 하고 어차피 젖어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그 옷차림으로는 본당에 못 있는다.그 성가대실로 옷이 펑 젖은 병선과 그리고 진희는 말짱한 모습으로 나타났다.운진이 숙희를 가운들 걸어놓는 방으로 밀어 넣었다.   "성 올라가는 걸 진희씨가 보구..."   "참! 너 테너 이중창 하란다. 지휘자님이."   "예에?" 병선이 상을 썼다.   "해."   "미쳤수? 성두, 참."   "해라." 운진은 사촌동생을 용서하기로 했다.   "성은."   "내가 테너냐?"   "베이스는 안 한대, 성?"   "원래 쏘프라노와 테너가 이중창을 많이 하지."   "그래서 나더러 하라구, 성?"   "해."   "성 같이 하문."   "난 말구."병선이 진희를 봤다.진..